하나는 배포본이고 하나는 구간입니댜..... 위치는 <M4-10,11 / 사랑과 우정사이>입니다.
1. 구간은 3월에 있었던 트렉온에서 냈던 짐본즈 개인지 "너와 나의 거리" 입니다.
A5 / 중철 / 후기 포함 28p / 2,000원 입니다. 표지는 만찬님이 해주셨어요.
총 5권 남아 있어서 5권만 가지고 갑니다. 네, 5권입니다. 성인본이므로 신분증 확인 확인 후 판매합니다.
2개의 짧은 글과 1개의 야악간 긴 내용이 들어가있습니다.
<샘플>
<너와 나의 거리 中>
<같이 들어가 있는 짧막글 中>
2. 배포본은 가제 "비밀(Secret)"로, 커크가 본즈를 꼬셔내는 그런 내용입니다.
예전에 ㅊ님께 드린다고 트위터에 공개를 했던 내용으로 아마도 12페이지 내외가 될 것 같습니다.
배포본이긴 하나 19세 이상 관람이기 때문에 신분증 확인 후 배포합니다.
수량조사는 없으며, 샘플 포함 20권 내외로 배부합니다.
샘플은 아래를 눌러 확인해주세요!
밤공기는 적당히 서늘했다. 커크는 휘파람을 불며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만날 수 있으려나. 뺨을 손바닥으로 문지르고는 신호를 기다렸다. 그 때, 뒷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웅웅 울려댔다. 휴대폰을 꺼내는 커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발신자의 이름을 알려주는 화면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그는 빨간 버튼을 밀었다. 순식간에 폰의 울림이 멎었다. 부재중 8개. 모두 한 사람이 걸어온 전화였다.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신호가 바뀌자마자 다시 휴대폰이 길게 울었다. 짜증스러움 가득한 동작으로 커크는 휴대폰에서 배터리를 빼냈다. 까맣게 변한 휴대폰 액정 위로 만족스러운 커크의 미소가 비쳤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특유의 가게 향이 확 끼쳤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쉰 그는 지나가는 종업원에게 아는 체를 하며 바를 죽 둘러봤다. Bingo! 커크는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빼내며 바에 다가갔다.
“이거, 너무 오랜만이지 않아요?” “…아.”
거의 엎드리다시피 기대어 잔을 만지작대던 남자가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시야가 또렷하지 않은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가늘게 했다. 커크는 남자의 옆에 앉으며 시선을 떼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자신을 살피던 남자는 곧 손가락을 튕기며 “미스터 커크.” 하고 말했다.
“에이, 짐이라고 부르래도요.” “그건…뭔가 낯간지러워서요.” “그래요? 나는 그렇지 않은데.”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한데, 레너드가. 커크는 싱긋 웃고는 자주 마시던 술을 주문했다. 남자는 테이블을 짚으며 둥글어진 등을 곧게 펴려고 노력했다. 조금 휘청거려 커크가 잡아줘야 했지만. 고맙다고 인사하는 그에게 웃어주며 커크는 엉망으로 구겨진 셔츠를 정리해주었다. 술 냄새가 강하긴 했지만 그 아래에 깔려 있는 약품 냄새가 나쁘지 않았다.
남자를 알게 된 것은 약 석 달 전이었다. 여느 때처럼 여자들에게 작업을 걸고, 바텐더와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던 커크는 바의 구석에 앉아 술을 마시던 그를 발견했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각이 진 가방은 펍과 꽤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손가락으로 잔 모서리를 더듬으며 시선을 내리깐 모습은 마음에 들었다.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단숨에 비우고, 새로 술을 주문하며 커크는 그의 옆에 앉았다. 남자는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커크는 피식 웃고는 남자의 시선이 떨어진 곳에서 손가락을 톡톡 움직였다. 놀람, 의아함, 짜증, 경계. 그러한 것들이 뭉쳐진 눈동자가 커크를 향했다. 그가 형성한 경계는 그다지 단단한 벽은 아니었다. 바텐더가 가져다 준 술잔을 들어 보이며 커크는 매력적인 웃음을 지었다.
별 미친놈을 다 봤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폐 몇 장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가방을 집으려는 그의 손목을 잽싸게 커크가 붙잡았다.
워워, 미안해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도와준 건 알아요?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놔 주시죠. 에이, 정말이라니까? 그렇게 앉아 있다간 이 펍의 아가씨들이 모성애에 눈을 떠서 당신을 위로해주려고 안달이 났을걸. 그러니 나한테 고마워해야해요.
깜찍하게 윙크를 하며 커크가 남자의 손을 세게 잡아 당겼다. 그 기세에 자리에 도로 앉은 남자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난 제임스 커크예요. 그 쪽은? …맥코이요. 레너드 맥코이. 그것이 남자와 커크의 첫 만남이었다.
“워워, 더 주문하려고요? 내가 오기 전까지 이미 많이 마신 것 같은데요?” “오늘은…오늘은 괜찮아요. 오늘 같은 날 마시지 않는다면…언제 마시겠어요.” “어, 무슨 일 있어요?”
맥코이는 헛웃음을 지으며 바텐더에게 같은 술을 주문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웃고 있던 커크의 얼굴에 걱정스러움이 떠올랐다. 바텐더가 맥코이의 앞에 술잔을 내려놨다. 그 잔을 집어 들며 입 안으로 쏟아 붓는 그를 바라보던 커크는 조심히 입을 열었다.
“…설마.” “하하, 기억하고 있었군요. 네.”
이혼했어요. 오늘. 완벽하게. 맥코이는 극적인 손놀림을 하며 웃었다. 커크는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 만세를 하듯 벌어진 손을 붙잡아 내렸다. 오늘 술은 내가 사야겠네요. 지갑을 꺼내며 바텐더를 부르는 커크의 손을 잡으며 맥코이가 고개를 저었다.
“왜 미스터 커크가 삽니까?” “짐이라고 부르래도요.” “왜요, 내가 불쌍합니까?”
혀가 꼬여 느리게 말하는 맥코이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인지 기묘하게 반짝거렸다. 잘못 건드리면 물거품으로 사라질 파도처럼. 커크는 그런 그의 눈을 바라보며 뺨을 부드럽게 쓸었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란 것인지 그는 어깨를 흠칫 떨며 얼굴을 뒤로 물리려 했다. 그러나 커크가 맥코이의 목덜미를 감싸 쥐는 것이 더욱 빨랐다.
“내가 술을 사려는 건 이혼 기념이나 그런 게 아니에요.” “…….” “우리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죠.” “…우리?” “그래요, 우리.”
레너드와 나, 우리말이에요. 커크의 눈이 예쁘게 휘었다. 맥코이는 머릿속이 어지러운지 멍한 얼굴로 커크를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 하는 말만을 되풀이하는 그의 이마에 제 이마를 마주 댔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커크는 술값을 계산하고는 맥코이의 짐을 챙겨들었다. 커크를 따라 느릿하게 시선을 움직이던 맥코이는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 이미 자신은 커크의 손에 이끌려 펍을 나서고 있었다.